디지털 공간 디자인? “여전히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최우선”

디아이투데이
2024-01-30

디지털 공간 디자인? “여전히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최우선”

이소라 오비스 공간 디자이너 인터뷰

실패로 끝난 프루이트 아이고 (사진=wikipedia)

195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St.Louis)의 슬럼가 한가운데 공공주택 단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프루이트 아이고(Pruitt-Igoe)’라는 이름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무려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지어진 프루이트 아이고는 지역 주민으로 가득 찬 활발한 주거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불과 18년 뒤인 1972년 철거 수순을 밟았다.

깔끔하고 거대한 이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지역 주민의 외면을 받아 폐허로 전락한 이유는 단 하나,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거주민은 빈곤층 흑인이었고,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 사회와의 소통이었다. 그들에게는 깔끔하고 번듯한 콘크리트 건축물보다는 놀이터, 교차로, 골목이 더욱 삶에 필요한 요소였던 셈이다.

프루이트 아이고는 공간 디자인에 있어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함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그리고 이는 70년이 지나 공간 디자인의 영역이 디지털까지 확장된 현재에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소라 공간 디자이너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디지털 업무 공간을 제작하는 기업 ‘오비스’에서 근무 중인 그에게 온라인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이해”라는 답을 내놨다.

오비스란(oVice)? 기업에 디지털 업무 공간을 판매하는 온라인 오피스 플랫폼 기업이다. 일본 온라인 오피스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글로벌 고객사 4000여 곳이 오비스를 통해 온라인 오피스를 구축했다.

언제나 물음표에서 시작하는 디자인

이소라 오비스 스페이스 디자인 매니저 (사진=오비스)

누군가는 실제로 발을 딛고 생활하는 것도 아닌 온라인 공간을 구축하는 일에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지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에 국한된 공간일지라도, 살아있는 인간이 그 안에서 활동하고 소통하기 때문에, 공간을 사용할 클라이언트에 대한 이해는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를 가장 먼저 물어요.

그의 디자인은 언제나 ‘왜?’에서 출발한다. “클라이언트는 왜 온라인 공간을 구축하려고 할까?” “클라이언트는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일하지?” “구성원의 소통은 주로 어떻게 이루어지지?” 등 하나하나 문답이 오갈 때마다 클라이언트가 가진 색은 분명해지고, 클라이언트가 원하고, 원만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청사진이 그려진다.

가상의 공간임에도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실제 일터와 닮은 친숙한 공간을 원하기 때문에, 이런 이해의 과정은 중요하다. 2022년 말 롯데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롯데메타에듀빌’ 프로젝트가 그 예시다.

롯데그룹의 랜드마크로 구성된 롯데메타에듀빌 입장 게이트 (자료=오비스)

롯데그룹은 팬데믹 상황에서 연간 50회 이상 활발히 진행되던 교육 프로그램을 화상으로 대체했지만, 현실 공간에서만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임직원이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기업 내부 시설에 있는 듯 친숙함을 느낀다면 이를 기반으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 디자이너는 실제 교육장에 기초한 디자인을 통해 온라인 교육장에 입장한 임직원이 해당 공간의 목적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더불어 공간의 가운데 롯데그룹의 심볼을 위치시켜 해당 공간이 롯데그룹의 온라인 공간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온라인 공간, 실제 공간 구현이 전부는 아니다

롯데그룹의 사례처럼 현실 공간을 그대로 온라인 공간에 옮기는 일은 비교적 수월하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인 모델이 있다 보니 서로가 그리는 온라인 공간의 이미지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경우도 존재한다.


오직 소통을 목적으로 한 온라인 공간을 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 해외에 여러 지사를 둔 기업이 물리적으로 떨어진 모든 구성원이 한 공간에 모여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디자이너는 어떤 경우건 공간 디자인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충실히 쌓는 데 답이 있다고 한다. 그는 일본 기업 파나소닉의 온라인 공간을 구축했던 사례를 이야기하며, “가장 독특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고 했는데, 보수적인 편인 일본 기업의 요구가 다름 아닌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파타소닉 HR팀은 구성원 전체가 한 공간에 모여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고, 그 공간이 실제 오피스의 구조를 답습하기 보다는 온라인 공간이기에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지길 원했다.

고심 끝에 완성된 공간은 파나소닉의 알파벳 ‘P’를 형상화한 섬을 중심으로 한 군도의 모습이었다. 파나소닉은 창의적으로 재구성된 온라인 공간에 매우 만족스러워 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오비스와 온라인 공간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공간이어도, 사용자에 대해 고민한다면

온라인 공간이 현실 공간과 가지는 차이점은 결국 “현실의 논리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로 볼 수 있다. 파나소닉의 사례처럼 섬이든 우주든, 그 공간이 어떻게 구성됐건 구성원의 목적과 특징에 부합한다면 좋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디자인하는 공간이 현실의 논리 구조를 반드시 따라갈 필요가 없어도, 이를 디자인하기 위한 영감의 원천은 현실 공간에 대한 연구로 이뤄진다.

그는 풍부하지 않은 디지털의 사례를 찾기 보다는 현실의 공간을 탐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결국 온라인 공간과 현실 공간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라는 같은 근간을 공유하므로, 이를 잘 반영한 우수한 현실의 공간이야말로 훌륭한 참고서이자 교과서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UI·UX 디자인 사례를 많이 공부한다”고 한다. 오비스의 온라인 공간도 결국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공간의 콘셉트가 창의적이고 비현실적일수록 사용자가 길을 잃지 않고 목적에 맞게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UI·UX적인 개념에서 많은 고민을 거듭한다.

결국 목적에 맞는 설계가 기본이 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돼요

이 디자이너는 자신이 아티스트가 아님을 강조한다. 공간 디자인이 사용자의 편의와 만족을 위한 일인 만큼, 자신이 만드는 공간이 결국 활용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음을 명심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공간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은 단연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책임감과 소통이다.

그는 계속해서 수십 명의 사람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클라이언트가 머릿속에 그리는 공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구현된 그곳이 거대한 우주, 바다, 어딘가의 섬일지라도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든 공간들은 지금도 많은 이들이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온라인 공간은 현실보다 큰 가능성의 공간”이라며 운을 뗀 그는, “더 많은 이들이 이 가능성의 영역에서 꿈꾸는 많은 것들을 펼칠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출처: https://ditoday.com/%eb%94%94%ec%a7%80%ed%84%b8-%ea%b3%b5%ea%b0%84-%eb%94%94%ec%9e%90%ec%9d%b8-%ec%97%ac%ec%a0%84%ed%9e%88-%ec%82%ac%ec%9a%a9%ec%9e%90%ec%97%90-%eb%8c%80%ed%95%9c-%ec%9d%b4%ed%95%b4%ea%b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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